올해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정리해보기
31 Dec 2021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를 마지막날 정리해봅니다…
1월~2월
- 그간 꾸려왔던 스타트업 사정이 최악의 상황이 되면서, 어떻게든 다른 먹고 살 길을 만들어야 했었습니다…
- 배운게 도둑질이라고, 코딩 과외를 서너개 하기 시작함니다.
- 그 와중에 선배의 부탁으로 대학교의 OpenGL 강의를 맡게됨니다…
- 대학교가 매우 먼거리에 있었으므로 처음 연락받았을 때는 당연히 거절을 하려 했으나, 코시국의 도움으로(?) 영상 강의가 되어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
- 강의 준비를 틈틈히 하면서 회사 일들 정리를 하기 시작함니다
3월~6월
- 학기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해본 영상 강의는, “내가 얼마나 말을 잘 못하는가”를 알게 해준 시간이었다 생각함니다
- 3시간 분량의 영상을 찍고, 편집하는데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려면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겠구나… 싶었습니다
-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뽑아주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그걸 써보려고 했지만, 제 발음이 안좋아서 + 전공용어는 AI가 알아듣기 힘들어서 써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ㅜㅜ
- 하다보니 편집을 할 타이밍에 저도 모르게 “짝” 하고 박수 소리를 넣어 표시하는 저를 발견합니다
- 그래서 방송하시는 분들이 영상 찍기 전에 박수 한번 쳐달라고 하는구나… 하고 자연스레 알게됨니다
- 당연히 4학년 과목인줄 알고 준비했던 컴퓨터 그래픽스 수업은… 2학년 과목이었습니다
- 매우 욕심넘치는 커리큘럼덕에 수업을 들었던 2학년 학생들은 정말 죽을 고생을 했을 것입니다…
- 얼마나 욕심이 넘쳤나면, 마지막에는 저도 잘 모르는 PBR을 다루었습니다…
- 회사에서는 웹 + webrtc + three.js 기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
- 홀로 front/backend를 모두 만드는 풀 스택 개발자분들 존경함니다… 그 정신없는 걸 어찌한담
7월~8월
- 회사에는 우선 2개월 동안 논다고 얘기하고 무기한 무급 휴직에 돌입했습니다
- 그게 가능했던 것이, 3월부터 6월까지한 강의에 대한 월급이 3~8월까지 6개월 분으로 쪼개져서 들어왔기 때문에, 7~8월에 약간의 급여를 받을 수 있었거든요 :D
- 2013년 초였던가, 통으로 1달 놀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이 놀려고 하다가…
- 평소에 테니스를 치는 저를 카메라로 찍어보고 “세상에 이렇게 몸을 못움직일수가” 라고 회상했던 3월쯔음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
- 이 타이밍 아니면 기회가 없을거 같아서 난생 처음 PT를 받아보게 됨니다…
- 그래도 테니스를 쳐오던게 쓸모가 있었는지, PT 선생님이 시키는게 그리 무리같지는 않았습니다
- 그리고 백수처럼 지낼 수 있게 되다보니, 하루 종일 요리하고 - 먹고 - 운동하고를 반복할 수 있었습니다
- 그 결과 2개월만에 대략 7키로 정도를 감량하였습니다 (!)
9월~12월
- 9월이 되기 전, 슬슬 백수 하면서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겠구나… 라고 생각한 즈음, 오퍼가 들어와서 새 직장에 무사히 이직했습니다
- 멋대로 살아온터라 어느 회사의 직원이 된 적이 없었으므로, 자연스레 사회 초년생의 마인드가 되어 회사에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하면서 출퇴근을 함니다
- 그러나 사람이 고민하는 일은 결국 다 비슷하다는 만고의 진리를 깨달으면서, 이전 회사에서 고민해왔던 일들과 비슷한 일들이 제 앞에 떨어지는 상황이 되어, 빠르게 적응하게 되었슴니다…
- 다시 월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, 집에 있던 구질구질한 옷이며 가구를 싹 내다버렸습니다
- 뭔가를 확 내다버리는 것은 뭔가를 확 지르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쾌락을 주는 것 같습니다 (?)
-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니 운동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까 겁이 나서, 유래없이 비싼 아령을 한 쌍 구입해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함니다
- 12월에는 거의 8년만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, 매우 막 산거 치고는 나름 좋게좋게 넘어간 결과지를
받았습니다
- 특히 체지방률이 정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매우 뿌듯함니다
한 해를 보내면서
- 직업이 바뀌고, 몸이 바뀌고, 집의 환경이 바뀌고 하면서 다양한 전환점이 된 해라는 생각이 듭니다
- 이제는 진짜 건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이가 되었음을 느낍니다
- 특히 요즘 별 이유없이 발가락이 아파서 더 그렇습니다…
- 아, 스스로 많이 회복되었다고 느낀 것중 하나는, 2019년 이후로 일 외에는 코드에 전혀 손을 대고 있지 않았었는데, 요즘에는 다시 슬슬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는 점?
- 내년에는 더 기운내서 회사 일도 재밌게 하고 취미 프로젝트도 재밌게 하고 싶습니다